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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황 및 생각

테이퍼링 뜻이 무엇인가? 유동성 장세가 끝나는 지점인지에 대한 고민

by 방배동 불꼬북 2021. 8. 20.

블로그를 쓸 때 종종 실시간 키워드 트렌드에 대해서 검색해보곤 한다. 그러다 놀랍게도 테이퍼링이라는 단어가 키워딩에 있어서 글을 쓴다. + 이번주 주간 장세 소회겸.

 

* 테이퍼링 (Tapering)

 

코로나 펜데믹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전 국민이 멈추게 된다. 회사부터 식당, 노래방 등 모든 생활에서의 소비와 창출이 줄어들게 된다. 소비에 집중을 해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의 소비는 결국 누군가의 소득이 된다. (중간에 여러가지 가지치기들이 있겠지만) 따라서, 대출을 통해 좀 더 효율적으로 돈이 필요한 생산자에게 자본이 분배될 수 있고 생산력을 키울 수 있다면 전체 사회의 부가 증대된다.

 

이 상황에서는 내가 받은 대출 만큼을 소비하게 되므로 대출을 받은게 누군가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게 된다. 

부채와 성장 사이클

쉽게 번호를 붙여 설명해보겠다.

 

1. A가 은행에서 1 만큼의 돈을 빌린다. 그는 혁신적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

2. A의 혁신 사업 아이템이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1의 돈을 써서 1.1의 생산 가치를 만들어 냈다.

  (이 과정에서 그가 사업에 투자한 돈은 누군가의 소득이 된다_ 내가 빵 사장이 되려고 밀가루를 사면 밀가루를 파는 가공업자에게 소득이가고, 그 소득이 또 밀을 재배하는 농부에게 간다)

3. A는 돈을 더 빌린다. 더 사업 규모를 확장한다. 1이 아닌 2, 3의 생산 가치를 만들어내고 전체 사회의 부가 증대한다.

4. A는 은행에 돈을 이자와 함께 아주 잘 갚아내고 은행은 또 다른 사업가에게 돈을 빌려주며, 다시 한번 전체 사회의 부가 증가한다. (좋은 인플레이션)

 

-- 아주 이상적이다. 하지만 만약 경제 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될까?

 

5. 은행은 또 다른 사업가 B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코로나가 터졌다. B는 식당 사장이다. 처음에는 이자를 갚아 내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태클을 걸지 않는다. 근데 식당이 결국 망했고, B는 원금 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6. 은행은 위기를 느낀다. 어라? 이거 원금 못받으면 어쩌지? 대출 사이즈를 줄인다. 

* 2를 생각해보자. A는 대출을 받아서 더 큰 생산가치를 만들어냈고 대출 받은 돈 + 증대된 생산 가치는 다른 사회 구성원의 소득이 되었다. 대출 사이즈를 줄이면? (신용경색) 그만큼 누군가의 소득이 줄어드는 것이다.

7. 대출 사이즈를 줄였더니 전방위적으로 사람들의 소비가 줄어든다. (소득이 줄어드니) 사업들이 망하고 사회의 성장이 죽어간다. (디플레이션)

돈을 빌려주고 갚는 것은 이런 일련의 사이클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코로나라는 재난을 만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어떻게 해야할까? 7번과 같은 디플레이션 사이클이 시작되면 버블경제 이후 일본 사례처럼 쉽사리 빠져나올 수가 없다. 사회 활력이 사라진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어떻게든 신용경색을 막아야 한다. 계속 사회에 돈을 집어 넣어서 어떻게든 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코로나 극복 전까지.

 

이 때문에 작년에 FED가 50bp 금리 인하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던 것이고 세계 각국이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대출자들에 대한 부담 완화) 더 큰 위기라면? 금리를 더 내릴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너무 큰 위기라서) 방법은 양적완화이고, 중앙은행이 보증을 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양적완화 :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에 계속해서 돈을 공급하는 것

재밌지 않나? 미국은 달러를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국채를 찍어낸 돈으로 산다. 지금도 엄청나게 사고 있다.

테이퍼링은 국채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시장에 집어넣는 유동성이 점점 줄어든다고 보면 됨)

 

지금까지, 부채 사이클과 양적완화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봤다. 경제 위기 시에 디플레이션으로 가지 않기 위해 양적완화를 진행하게 된다. 그렇다면 경제 위기를 벗어났다면? 양적완화를 멈춰야한다. 자동차도 그렇듯 급정거를 하면 탑승자들에게 충격을 주게 되므로, 테이퍼링을 한 뒤 금리를 인상하게 된다.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좋게 나오고, 고용도 잘 되어가는 것 처럼 나오므로 FED에서는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슬슬 나오고 있다. 이 시점이 빠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 시작할 것 같은 시그널을 주는 중이다. (다만 아직,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에 대한 고려는 연준 위원들도 인지를 하고 있다) 그럼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회사는 그대론데, 증가하는 돈 때문에 가치가 증가한 자산들이 (마치 풍선이 팽창했던 것처럼) 바람이 빠지게 된다. 

 

이때 먼저 충격을 받는 것은 미국이 아닌 이머징 국가들이다. (테이퍼링을 한다는 건 경제 극복에 자신이 있다는 것 + 금리가 곧 인상되므로 강달러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굳이 달러가 아닌 자산을 가지고 싶지 않은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델타변이가 접종률이 높지 않은 국가들에서 더 위험한 것 처럼 보이고 그런 나라는 대부분 이머징인 것을 생각하면!)

 

그 결과 한국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첫 동그라미가 코로나가 직타격 했을 작년 3월 근방이다. 외국인들이 전부 원화자산을 던지고 달러로 바꾸어 나가니깐 원화가 약세 환경에 처하게 된다. 이유는 몇가지 있으나 최근 환율도 나가고 있다. (심지어 한은 총재가 다음주에 금리 올린다고 했는데도_ 어차피 한은 총재의 말따위는 자산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한다)

뭐 환율과 함께 코스피도 폭락장세에 진입했다. 어디까지 빠질지 잘 모르겠다. 나도 이번주에 계좌가 큰 타격을 받아서 현실을 직시하는게 많이 힘들었다. 1182 위에서는 매수의 관점에서 들어오라는 환쟁이들 말도 있지만, 시장이 어떻게 굴러갈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참 힘든 장세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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